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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간다” 트럼프, 이란 시위대 지원

서정민 기자
2026-01-14 08:5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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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간다” 트럼프, 이란 시위대 지원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트럼프, 이란 시위대에 “기관 장악하라”…정권과 모든 협상 중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반정부 시위대를 향해 “기관을 장악하라”며 직접적인 정권 전복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란 정부의 강경 진압이 계속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시위대에 대한 “도움”을 약속하며 이란 당국과의 모든 대화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의 애국자들이여, 계속 시위하라. 여러분의 기관을 장악하라”며 “살인자와 학대자들의 이름을 기록해 두라. 그들은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적었다.

이어 “시위대에 대한 무의미한 살해가 멈출 때까지 이란 관리들과의 모든 회담을 취소했다”며 “도움이 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구체적인 지원 내용에 대해서는 “언론이 알아내야 할 문제”라며 언급을 피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디트로이트 연설에서도 “이란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Make Iran Great Again)“며 이란 상황이 “매우 취약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이란에 있는 미국인들에게 즉각적인 철수를 권고했으며, CBS 인터뷰에서는 이란 정부가 시위대를 처형할 경우 “매우 강력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지난해 12월 말 리알화 폭락을 계기로 시작된 이란 반정부 시위는 17일째 이어지고 있다. 인권단체 ’이란 인권활동가(HRANA)’는 전국 31개 주에서 600건 이상의 시위가 발생했으며, 최소 2003명이 사망하고 1만6784명 이상이 구금됐다고 밝혔다. 사망자 중 약 1850명이 시위 참가자이며, 보안요원 135명, 18세 미만 9명이 포함됐다. 반체제 매체 이란인터내셔널은 실제 사망자가 1만2000명에 이를 수 있다고 추정했다.

이란 당국은 5일째 인터넷을 차단하며 정보 유통을 제한하고 있어 정확한 피해 규모 파악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란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즉각 반발했다. 알리 라리자니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의장은 X(구 트위터)를 통해 “이란 국민을 살해한 주요 인물은 트럼프와 네타냐후”라고 비난했다.

압둘라힘 무사비 이란군 참모총장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슬람국가(IS) 조직원을 이란에 투입해 공격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했으나 구체적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도 “해외에서 테러 요원들에게 경찰과 시위대를 향해 발포하라는 지시가 내려졌다”는 음성 녹취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이란과 거래하는 국가의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으며, 군사적 옵션도 검토 중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과거에도 “이란 당국이 시위대를 향해 발포하면 우리도 발포를 시작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다만 현재 중동 지역에 배치된 미 해군 함정은 연안전투함 3척과 구축함 3척 등 총 6척으로 카리브해 지역(12척)보다 적으며, 항공모함 전단도 인근에 없는 상태다. 그럼에도 미 국방부는 구축함 토마호크 미사일 발사나 장거리 무기 탑재 폭격기 투입 등의 방안은 여전히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백악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외교, 사이버공격, 제재, 온라인 메시지 지원 등 비군사적 방안을 포함한 여러 옵션에 대한 보고를 받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군사 개입이 예측 불가능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알리 바에즈 국제위기그룹 이란 프로젝트 국장은 “이란 국민은 억압적인 정권과 외부의 군사적 압박 사이에 끼어 있다”며 “정치적 수뇌부 제거 시 즉각 권력을 넘겨받을 조직화된 내부 야권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권력 공백이 생기면 이란혁명수비대 내 더 강경한 세력이 부상하거나 리비아, 시리아, 예멘, 이라크에서 보았던 것과 같은 폭력적 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프랑스와 카타르가 외교적 중재에 나섰다.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카타르 총리는 알리 라리자니 의장과 전화 통화를 갖고 긴장 완화와 평화적 해결을 위한 노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아락치 장관도 장노엘 바로 프랑스 외교부 장관과 통화했다.

한편 이란 외교 당국은 미국과의 핵 협상 재개 가능성도 타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외무장관은 미국 특사와의 접촉을 이어가고 있으며 스위스에서 회동을 여는 방안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란은 우라늄 농축 권리는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협상 재개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유럽 주요국들은 이란 대사를 초치했고,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이 정권의 마지막 날과 주를 목격하고 있는 것일 수 있다”며 정권 붕괴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이란 사태 악화로 국제유가도 급등했다. 13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최근월물은 2.77% 오른 61.15달러에 마감했다. WTI 선물 가격이 60달러를 넘어선 것은 지난해 11월 14일 이후 2개월 만이다. 벤치마크 유종인 북해산 브렌트유도 2.51% 상승한 65.47달러를 기록했다.

서정민 기자